위대한 영화배우를 떠올릴 때 사람들은 흔히 얼굴과 카리스마, 스크린 장악력, 시대를 대표하는 명장면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설적 배우의 삶에는 이상할 정도로 “기이한 이야기”가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이는 지나칠 만큼 통제적이었고, 어떤 이는 약물과 술에 자신을 망가뜨렸으며, 어떤 이는 동물과 기계, 이상한 취미와 위험한 집착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 이야기들은 단순한 가십처럼 소비되기 쉽지만, 사실은 스타 시스템이 사람 한 명의 재능을 어떻게 비정상적인 규모로 확대하고 왜곡하는지를 보여 주는 흔적이기도 하다. 스크린에서 완벽하게 보이는 인물일수록 현실에서는 더 극단적인 모순을 품기 쉽고, 대중은 그런 모순을 불편해하면서도 동시에 전설의 일부로 기억한다. 그래서 위대한 배우들의 괴짜성은 부수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스타라는 존재가 본질적으로 얼마나 불안정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단서처럼 읽힌다.
먼저 이 이야기의 범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크리스토퍼 워컨처럼 사랑스러운 이상함으로 기억되는 배우도 있고, 클라우스 킨스키나 피터 셀러스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실질적 공포와 고통을 안긴 인물도 있으며, 헤디 라마처럼 너무 앞서간 지성 때문에 배우라는 이름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경우도 포함된다. 즉 “기이하다”는 말 하나로 이들을 묶을 수는 있지만, 그 안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누구는 유머와 생경함을 풍기는 괴짜였고, 누구는 중독과 폭력 때문에 파괴적이었으며, 누구는 통제와 강박, 혹은 시대가 받아들이지 못한 지적 욕망 때문에 엉뚱하게 보였을 뿐이다. 그래서 이런 인물들을 한꺼번에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상한 일화를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각자의 기이함이 어떤 시대와 환경, 어떤 성격 구조에서 비롯되었는지를 함께 읽는 일이다.

가장 가벼운 쪽의 사례로는 크리스토퍼 워컨이 있다. 그는 아역으로 출발해 성인이 된 뒤 더 큰 명성을 얻은, 아주 드문 장기 커리어의 배우다. 대중은 그를 연기력과 카리스마, 독특한 대사 리듬으로 기억하지만 동시에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분위기로도 기억한다. 동물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쥐가 어떻게 연출을 알아듣는지 감탄하며, 촬영장에서 갑자기 거짓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보이게 한 뒤 윙크를 보내는 식의 이야기는 워컨의 이상함이 위협적이기보다 생경한 유머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의 경우 기이함은 천재성과 분리된 부작용이라기보다, 바로 그 독특한 화면 존재감을 만들어 내는 일부처럼 느껴진다. 워컨이 낯선 억양과 리듬, 예측 불가능한 분위기로 관객을 끌어당길 수 있었던 것은 현실의 말투와 행동이 이미 어느 정도 비표준적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즉 어떤 배우에게 괴짜성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스타 페르소나 자체를 형성하는 자산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알렉 기네스의 기이함은 훨씬 더 답답하고 통제적인 쪽이었다. 스크린 속 그는 영국적 절제와 변신 능력의 상징처럼 보였지만, 사적인 삶에서는 주변 사람의 선택을 자신이 대신 결정하려 들고, 식사 자리에서 남의 주문까지 뒤집어 버리는 이상한 통제욕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더 깊은 층위에서는 아버지의 부재와 알코올 의존적 어머니에 대한 복잡한 감정, 그리고 여성혐오에 가까운 반사적 적대가 아내와의 관계 안으로 스며들었다는 해석도 따라붙는다. 이런 사례는 “위대한 배우가 왜 사생활에서는 견디기 힘든 사람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무대와 영화에서 완벽한 감정 조절을 수행하는 사람일수록, 현실에서는 오히려 상호작용 전체를 자기 방식으로 통제하고 싶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네스의 기이함은 장난이나 유머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하나의 연출 가능한 장면으로 다루려는 듯한 강박에서 나오는 불편함에 가깝다.
클라우스 킨스키는 이 불편함이 완전히 폭력으로 넘어간 경우다. 그는 강렬한 연기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기억되지만, 동시에 촬영장과 극장, 개인적 관계 모두에서 파괴적 인물이었다. 촬영 현장의 소음에 분노해 총을 쏘아 스태프에게 실제 피해를 입히고, 베르너 헤어초크와는 창작적 동반자이면서 거의 원수 같은 관계를 이어 갔으며, 며칠씩 광란 상태에 가까운 난동을 벌였다는 회고가 남아 있다. 그와 헤어초크의 관계가 흥미로운 이유는, 서로를 거의 혐오하면서도 함께 있을 때만 가능한 영화적 긴장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예술적 위대함과 인간적 파탄이 얼마나 불안하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더구나 훗날 정신병적 진단 가능성이 거론되었다는 사실은, 킨스키의 폭력이 단순한 “성격 문제”로만 소비될 수 없다는 점도 시사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덜 다친 것은 아니다. 이런 사례는 대중이 천재를 용서하는 방식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
반면 버스터 키턴의 이상함은 자기 몸을 향한 무모함에서 드러난다. 그는 말 없는 얼굴과 기계 같은 침착함으로 기억되는 무성영화의 천재였지만, 그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 실제로 죽을 수도 있는 스턴트를 반복했다. 집 벽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데 정확히 창문 틈으로 몸을 통과시키는 유명 장면은 우아한 코미디의 일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금만 오차가 나도 치명적인 사고가 될 수 있는 도박이었다. 키턴의 경우 기이함은 타인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을 거의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데서 나타난다. 이것은 초기 영화 산업이 얼마나 잔혹하게 육체를 요구했는지를 보여 주면서도, 동시에 키턴 개인의 위험 감수 성향이 평범한 수준이 아니었음을 드러낸다. 위대한 스타의 전설은 때로 초인적 재능보다도 비정상적인 위험 감수 능력 위에 세워지기도 한다.
헤디 라마는 완전히 다른 이유로 기이하게 보였던 인물이다. 대중은 그녀를 우아한 미모의 영화배우로 기억했지만, 실제로는 촬영이 끝난 뒤 밤마다 공학 책 앞에 앉아 발명에 몰두하던 사람이었다. 작곡가 조지 안타일과 함께 주파수를 빠르게 바꾸며 신호를 보호하는 장치를 연구했고, 이 발상은 당시 군이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훗날 무선 통신 기술의 중요한 선구적 개념으로 재평가되었다. 라마의 경우 기이함은 사실 시대가 여배우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지적 능력이 너무 컸기 때문에 생긴 오독에 가깝다. 다른 배우들이 파티와 사교로 밤을 보내던 동안, 그녀는 공학과 통신 문제를 고민했다. 그래서 그녀는 괴짜라기보다 “너무 많은 것이 가능했던 사람”으로 읽힌다. 대중은 한 사람을 미모나 페르소나 하나로 단순화하고 싶어 하지만, 라마 같은 인물은 그 분류 자체를 부수기 때문에 더 전설적으로 보인다.

베티 데이비스와 WC 필즈는 또 다른 방향의 괴상함을 보여 준다. 데이비스는 감정의 강도가 너무 커서 식당 반쪽을 비워 버릴 정도의 분노를 순식간에 터뜨리고도, 직후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돌아오는 배우로 묘사된다. 동시에 단 한 장면에 나오는 개를 위해 로스앤젤레스의 개들을 직접 오디션 볼 정도로 집요한 완벽주의를 보였다. 필즈는 아예 자신이 연기하던 냉소적 술꾼 캐릭터와 현실의 경계가 거의 없었다. 그는 평생 끊임없이 술을 마셨고, 금주 시대가 돌아올까 봐 다락에 25년치는 술을 쌓아 두었으며, 심지어 사람들에게 장난삼아 BB총을 쏘는 식의 유치하고 공격적인 행동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 둘의 사례는 스타가 종종 자기 페르소나를 연기하다가 그 인물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과정을 보여 준다. 데이비스는 통제와 폭발의 인물이고, 필즈는 냉소와 파괴를 즐기는 인간이 된다. 대중은 이런 인물에게 매혹되지만, 실제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는 피곤하고 위험한 존재였을 가능성이 크다.
지미 스튜어트는 이런 목록 안에서 거의 반대편에 선 인물처럼 보인다. 그는 이미 유명한 스타였음에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실제 전투 비행을 수행했고, 프랑스 해방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까지 받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전쟁 경력을 영화 홍보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계약에 명시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도덕적 엄정함과 별개로, 네팔에서 예티의 미라 손을 아내의 란제리 속에 숨겨 영국으로 밀반출했다는 이야기는 스튜어트가 “점잖은 미국인” 이미지 뒤에도 믿기 어려운 모험성을 품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이 사례는 흥미롭다. 어떤 스타의 기이함은 사치나 폭력, 자기 파괴가 아니라, 지나치게 성실하고 용감한 사람 안에도 불쑥 튀어나오는 이상한 모험심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이함은 꼭 병리나 파탄의 형태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너무 단정한 이미지와 너무 비정상적인 에피소드의 간극에서 더 강하게 느껴진다.
반면 말런 브랜도와 피터 셀러스는 고전적 의미의 “설명하기 힘든 대배우”다. 브랜도는 전기뱀장어와 원숭이, 너구리와 개미핥기까지 기르며 기묘한 동물 세계를 집에 들였고, 친구의 유골과 대화를 나누거나 현장에서 개구리를 물어뜯는 식의 괴상한 일화가 따라다닌다. 게다가 대사를 외우지 않고 세트 곳곳이나 동료의 몸에 붙여 놓는 방식으로 촬영에 임한 이야기는, 그의 천재성과 무책임이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었는지를 드러낸다. 셀러스는 더 파괴적이다. 폭발적인 분노와 위협, 낮은 위치의 스태프에게 화풀이하는 비열함, 그리고 보라색이 죽음을 뜻한다는 말을 믿고 공황 수준의 반응을 보이는 미신적 강박까지, 그는 재능과 유아적 공포가 뒤엉킨 존재처럼 보인다. 두 사람 모두 너무 뛰어난 배우였기 때문에 업계는 오랫동안 그들을 참고 받아들였지만, 바로 그 점이 스타 시스템의 어두운 면을 보여 준다.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일수록, 주변은 그들의 파괴적 행동을 더 오래 용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약물과 알코올 문제는 데니스 호퍼와 피터 로리 같은 사례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호퍼는 하루에 럼과 맥주, 대량의 코카인을 소비하며 현실 감각을 잃어 갔고, 결국 보이지 않는 헬리콥터를 향해 총을 쏘거나 핵전쟁이 imminent하다고 믿고 멕시코 정글로 도망치는 수준의 망상에 시달렸다고 전해진다. 다행히 그는 결국 금주와 금약에 성공한 뒤 다시 좋은 영화들을 남겼지만, 그 이전의 삶은 스타 시스템이 중독을 얼마나 쉽게 낭만화하고 방치하는지를 보여 준다. 피터 로리는 유럽에서의 수술 이후 모르핀에 중독되어, 헐리우드에 와서도 약과 시럽에 기대며 거의 평생을 살았다. 나중에는 아예 약물 사용을 허용하는 조건 때문에 특정 시리즈 출연을 선택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이 두 사례는 이상함이 종종 우스꽝스럽거나 매혹적인 차원을 넘어, 실제 질병과 의존, 붕괴의 과정임을 상기시킨다. 스타의 기이함을 전설처럼 소비할 때 가장 쉽게 지워지는 것이 바로 이 고통의 현실이다.
여성 스타에게 붙는 괴짜성은 또 다르게 읽힐 필요가 있다. 탈룰라 뱅크헤드의 과장된 노출과 충격 유발, 페이 더너웨이의 통제적 행동과 식사 자리에서까지 음식 무게를 재는 집착,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결혼과 불륜, 분노를 통해 관계를 극적으로 재연하는 방식은 모두 “기이한 여자 스타”라는 프레임으로 많이 소비되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분명 실제로 주변을 힘들게 했고, 일부는 남성 스타의 방탕과 집착이 “개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달리 더 가혹하게 낙인찍히기도 했다. 캐서린 헵번처럼 성적 친밀감과 누드를 극도로 싫어했던 배우의 경우, 그것이 단순한 이상함인지 아니면 당대 여성성 규범 자체를 비껴 가는 방식이었는지도 생각하게 만든다. 티피 헤드런이 사자와 함께 살며 보존 활동에 매달렸던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무모하고 위험했지만 동시에 동물 보호라는 진지한 목적이 있었다. 이처럼 여성 스타의 기이함은 종종 진짜 괴상함과 시대의 성별 규범 위반이 섞여 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게 읽을 필요가 있다.

위대한 영화배우들에게 괴짜성과 파괴적 면모가 자주 따라붙는 이유는, 스타라는 존재가 본질적으로 재능과 과잉, 자기 통제와 자기 파괴, 대중적 환상과 사적인 결핍이 극단적으로 겹쳐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워컨처럼 사랑스러운 이상함으로 남는 경우도 있지만, 클라우스 킨스키나 피터 셀러스처럼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기이함도 있고, 헤디 라마처럼 시대가 이해하지 못한 다면성 때문에 이상하게 보였던 경우도 있다. 버스터 키턴과 지미 스튜어트는 육체적 위험과 모험성으로, 브랜도와 데니스 호퍼는 무책임과 중독으로, 데이비스와 더너웨이는 강박과 통제욕으로, 테일러와 뱅크헤드는 과잉된 사생활과 충격으로 기억된다. 결국 이 이야기들이 반복해서 회자되는 이유는, 대중이 위대한 스타에게 단순한 연기력 이상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이 스크린 밖에서도 평범하지 않기를 바라고, 그 비정상성을 전설로 소비한다. 하지만 그 전설 뒤에는 언제나 실제 사람들의 상처와 고통, 관계 파괴와 중독, 고독과 강박이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잊지 말아야 한다. 위대한 배우의 기이함은 때로 매력적인 일화이지만, 동시에 스타 시스템이 한 사람의 비범함을 얼마나 잔인한 형태로 확대해 버릴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